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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것저것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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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2009.08.03 집착

올해가 들어서면서 꼭 사야할 3가지를 손꼽아본 적 있다.
(해야할 3가지 일이 아니라 사야할 3가지라니. 오, 뼈속까지 파고든 자본주의여)

내비, 핸폰, 차

내비는 형수 차에다가 달면 되니까 차랑 선후관계는 중요하지 않았었다.
그런데 이것들을 사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단순히 무엇을 지르려는 마음을 먹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아니었던거 같다.
뭔가에 몰두하려고 했을때, 잡념이 들지 않고 집중할 수 있었을 때는
내 일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도구들을 있는 그대로 접할 수 있었다.
전화하는 기구로서의 전화기, 통근용 자동차 그 본연의 기능에 말이다.

그런데 뭔가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을 때는, 그래서 정작 중요한 곳에서 성취감을 얻을 수 없을 때에는
사소한 것들, 내가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에서 그 성취감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.
돈만 있고, 손만 뻗으면, 클릭질 한번에 살 수 있는 물건들,
게다가 그 물건들을 남들보다 단돈 한푼이나마 싸게 샀다는 그 성취감,
적절한 타이밍에 과감한 판단을 하지 않고서는 구입할 수 없었던 타임세일 제품들.
내 일상을 차지하고 있는 많은 제품들을 이렇게 현명하게 구할 수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니.

젠장.
내가 숨쉬는 이 세상에서 정작 공기의 소중함을 느끼기 위해서는
그 흔하디 흔한 공기가 나에게 절박해지는 상황이 되어야 하는 거잖아.


최근에 산 장난감 두개(옴니아, 노트북)가 내 휴식시간의 80%를 차지하고 있다.
그것을 사서 내 인생이 뭐가 나아졌는지 생각해보면, 그닥.
퇴근길 지하철에서 읽던 책들이 사라지고, (cnn은 사치)
생각하는 시간이 짧아지고.

물건에 대한 집착과 인생에 집중도는 반비례하는 것이라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있다.
애정을 줄이는대신, 그 용도를 찾아가게 해야겠다.



posted by 이것저것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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